# 크로아티아 Day 2, 2008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 한국인 민박집에서
동유럽, 그것도 이전 공산국가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각국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좌변기는 그 나라마다 대세가 있는 것 같다. 똑같이 좌변기에 물 내리는 것이고, 그에 대한 매커니즘은 같지만 그 스위치 모양이 다 다르다. 민박집 아주머니가 해주신 이국땅에서의 오징어볶음과 오이무침, 미역국 맛있게 먹었다. 밥은 찰진 우리나라쌀과 같은 것 같은데 약간 근기가 없는 것 같다. 후딱 2그릇 해치우고 민박집 사장님 자녀 유치원 데려다 주는 모습을 보고, 소개해준 렌트카 업체에 갔다.
sixt라는 업체인데 독일에서 봤을 때에도 있었고, 유럽에 전역에 걸친 체인점인 모양이다. 그러나, 모든 차가 예약되어 있어 빌릴 수 있는 차가 없다. 약간은 황당하였다. 민박집에서 렌트카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겠다는 말만 믿고 미리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일부러 하지 않았던 것이 후회가 된다. 그 사무소 직원이 다른 곳을 알려 주더니 하루 약 50유로 정도에 4일간 빌릴 수 있는 곳으로 안내 받았다.
작년 사고 기억이 있어 친구와 모든 보험을 들었다. super colision waiver 포함하였고, 혹시나 cross board card가 필요하냐고 물으니 보스니아까지는 괜찮다고 한다. 그래서 키를 받고 흠집을 체크하고 받은 차가 르노 클리오 1.2리터이다. 이차를 처음 보는 순간 아 운전힘들겠구나, 작은차에.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차에다 짐을 실으니 다 들어간다. 나름 무선 잠금 장치에 CDP까지 장착되어 있다. 그러나 카세트테입데크도 USB연결단자도 없고, 준비해간 iphone, 카팩은 소용이 없어져 버렸다. 작년 씨드는 USB 단자가 있어 다음에 여기에 준비하면 되겠네 생각만 한것이 큰 착오였다. 역시 뒷좌석은 식품 창고로 쓰기로 했고. 미리 준비해간 PDA에 destinator를 실행하니 자그레브 시내를 바로 잡네. 참으로 오래만에 수동 운전을 해 보니 시동이 자주 꺼지고, 또한 이나라 교통 신호 쳬계를 수분내로 익히려니 조마조마하다. 억지로 중앙역 건너편으로 가서 환전을 하고 바로 처음 목적지인 플리트비체로 향했다.
Renault Clio, 르노 클리오. 차가 어쩔 수 없이 빌렸지만 작은 차에 낮은 배기량, 부족한 감은 무척 많았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연비는 17~18 Km/l 가 나와서 그나마 좋게 생각함.
플리트비체 가는 길에 공사하는 구간도 있고, 고속도로도 있다. 고속도로는 130km가 제한속도이지만 최근에 닦은 도로처럼 포장상태가 아주 좋다. 우리의 포터, 클리오 1.2리터 힘껏 밟으니까 한 150은 나온다. 그러나 1.6리터의 독일 차들에게 추월 몇번 당하니 운전할 맛이 안난다. 이순간 우리나라에 그렇게 흔한 1.6리터차인데 그 나라에서는 얼마나 위대하게 보이는지. 한 100키로 달렸을까, 출구에서 통행료(우리나라와 비슷함)를 내고, 플리트비체 공원으로 가는 길로 빠져나와 70키로를 달려 제1입구에 도착했다.
여행안내서에 보니 2007년까지만 하더라도 주차료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받고 있으며 시간당 6쿠나나 된다. 주차를 알아 보기 위해 주위를 살펴 보는 순간 주차 안내원이 주차장으로 안내를 하여 주차장에 들어오니 우리나라 어느 여행지와 차이가 없이 꽉 차 있다. 가까스레 입구와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고 장장 15시간이나 비행을 거치고, 2시간이나 운전을 하여 온 플리트비체 공원을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다. 여느 공원과 다름 없이 국제학생증으로 할인을 받고 처음 본 곳이 플리트비체에서 제일 큰 폭포를 내려다 볼 수 있었다.
플리트비체 공원 1번 입구 들어오면 바로 나오는 폭포
그 폭포 바로 밑에서
플리트비체 공원은 카르스트 지형으로 석회암지대에서 석회가 녹아 내린 물이 고여서 생긴 호수 공원이다. 전 세계적으로 2 곳이 유명한데 나머지 한곳이 중국의 구채구이다. 그 호수가 보이는 각도에 따라 연두색에서 옥색, 그리고 청록색을 띈다. 게다가 석회동굴에서만 볼 수 있을 법한 종유석같은 것이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는 물을 막아 십수개의 호수를 이루고 있다. 또한 호수 곳곳을 구경할 수 있게 삐걱 거리는 나무 다리도 한껏 운치를 더한다. 모두를 보리라는 욕심에 제일 긴 코스를 시작했다. 모든 곳을 걸어서 갈 수도 있지만 주요한 포인트를 보기 위해서 배와 셔틀 버스를 이용하여야 체력 소모를 막을 수 있다.
이렇게 하여 전체의 반 정도 보니 그 호수가 그 호수 같았다. 딱히 포토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지쳐서, 중간 지접에서 다시 입구로 오는 셔틀버스를 탔다. 한 4시간 정도 구경하였다.
숙박은 이 근처가 비쌀 것 같고 또한 여기서 머무르게 되면 다음 날 일정이 또 밀려 버린다는 생각에 열심히 고속도로를 타고 Zadar는 포기를 하고 Sibenik으로 향하였다. 고속도로는 우리나라와 아주 비슷하였다. 군데 군데 휴게소도 있고 쉬어갈 수도 있다. 고속도로를 따라 산맥을 가로 질러 넘게 되고 이후에는 해안과 평행선으로 달리는 도로라 큰 기복이 없다. 해는 어느덧 저물어 가고 8시 가까스로 되어 시베닉에 도착하였다. 숙소도 정히지 않은 채...
중국에서도 그렇고, 이렇게 삐끼가 많은 곳은 어느 나라나 버스 터미널이나 역 주위이다. 그래서 버스 터미널로 갔으나 전혀 삐끼는 보이지 않았다. 여행안내서에 보이는 NIK travel agency를 겨우 찾았다. 거의 문닫기 직전에.. 다짜고짜 들어가서 SOBE 있냐고 물어 보았다.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우선 한번 연락해 보자고 하였다. 거의 9시에 다 된 시간이라 하는 곳 마다 안된다고 하는 것이다. 이럴 때 머리에 드는 생각 두가지, 차라리 밤새도록 달리느냐, 아니면 노숙을 하느냐 둘중에 하나를 해야할 분위기였다. 그러다가 먼저 연락한 곳에서 방을 내어 주겠다고 한다. 300 쿠나 약 40유로에 어느 정도 합당한 가격이라고 하여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고 찾아 갔다. 자전거 두 대 겨우 지나갈만한 골목길도 이름을 다 붙여 놓아서 그런지 작은 면적인데도 지도 크기가 커서 그 스케일을 갸늠하기가 다소어려웠다. 약속장소에 나온 60대의 금발 할머니를 따라 방에 들어갔다. 상당한 복부 비만의 할머니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이 여간 힘든게 아니다. 주인할머니 밑 층에 1 living room, 1 kitchen, 1 bath room, 1 bed room with twin bed로 시간제한이 없는 거의 콘도였다. 저녁하는 곳을 찾아가기도 힘들고, 샤워도 해야 되고 해서, 그냥 아무런 목적없이 갖고온 신라면 2개를 끓여 먹었다.
시베닉에서 정한 숙소, 완전한 독채로 사용하기에 참 편리했다. 깨끗하고.
친구가 설거지를 끝내고, 드디어 크로아티아의 해안 도시의 저녁 길을 거닐었다. 시원한 바람, 부두에 정박해 있는 보트, 그 보트 위에서 맥주를 마시며 간단한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
이렇게 2일밤은 지나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