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Day 4, 2008

이종목 2008.11.12 13:22:43

# 크로아티아 Day 4, 2008


# Split
아침 7시경 민박집에서 일어 났다. 시차적응과 몸의 피로가 합쳐져 이런 시간에 여행중 내내 기상하였다.
민박집 할머니가 보스니아식 커피를 내어 놓았다. "까훼"를 계속 이야기 하면서. 그리고, 쿠키도 내어 놓으셨다. 이 커피가 보스니아식이라고 하는데 필터를 거치지 않은 커피였다. 그래서 가루가 컵에 남고, 이빨 사이에도 끼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먹는 커피와는 구수하면서도 또 다른 맛이었다. 

할머니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짐을 정리한 다음 차에 정리해서 넣어둔 다음 차는 그대로 주차해 놓고, 걸어서 스플리트의 디아클레티아누스 성까지 왔다. 어제 저녁의 화려하고 약간은 축제 분위기는 없고 다시 차분한 관광지 분위기다.

론리플래닛에 나와 있는 대로 성의 북쪽에서 남쪽 방향으로 구경하기로 하였다.
성의 동쪽에는 아침시장이 어김없이 열린다. 꽃도 팔고 있고, 올리브유, 그리고 재래시장에서 볼만한 각종 운동화 및 옷들. 우리네 시장과 다른 모습은 크게 없는 듯 하다.

여기 디아클레티아누스 성은 현재로서 약간 다른데, 여기 건물 내부, 외부, 지하등 지금까지 개보수를 거치면서 일반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성 내부는 관광객을 위한 상점이나 식당으로 변해 있고, 지하는 기념품을 파는 곳으로 변해있었다. 그러나 관광객이 구경하여야 하는 부분은 여전히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북쪽 입구에 거대한 동상이 하나 서 있는데 Gregorius of Nin 이다. 예전 Bishop이었다. 동상에에 발가락 부위가 반짝반짝 닳아 있는데 여기 문지르면 행운을 가져준다고 한다.

남쪽으로 내려 오면 Golden gate가 있다. 딱히 표지판도 그렇다고 특벽한 조각도 없는 문이다. 주욱 따라 들어오니 어제 보았던 St. Domnius 성당이 나타난다. 예전 디아클레티아누스의 묘가 있었던 장소인데 너무나 혹독한 정치를 하여 나중에 분개한 나머지 그 위에 성당을 세웠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그 성당을 지은 사람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고, 악한 정치를 폈던 왕의 이름은 계속 남으니 꼭 착해야만 이름을 남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day4_01.jpg
디아클레티아누스 Golden Gate에서 성당으로 가는 길 중 어느 골목에서

Golden Gate를 따라 내려 오면 북에서 남쪽으로 볼 때 좌측에 성당이 있고, 중앙에는 조그마한 광장이 있다. 디아클레티아누스 성의 가장 중심부분이다. 여기 보면 그냥 그 주변에 건물 구조상 돌이 층으로 계단 모양처럼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여기서 방석 몇개 깔아 놓고 영업을 한다. 상술도 참...

day4_02.jpg
St. Domnius 성당 앞 자그마한 광장, 3면이 둘러싸인 구조로 소리가 잘 울리는 공간이고 밤이면 소리가 바닥으로 깔리기 때문에 밤이면 각종 공연이 열린다.
게다가 타국, 타지에서 그러한 노래 소리를 들으면 얼마나 낭만적일까

day4_03.jpg
방석만 깔아 놓고 장사하는 모습..

우선 성당 부터 보기로 하였다. 성당은 실내 촬영이 금지되어 있고 또한 자세한 안내가 없어 각각 지을 때 어김없이 성당 제일 위에 있는 탑에 올랐다. 여기 보면서 크로아티아의 관광지가 돈독이 오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성당 입장료와 종탑 입장료를 따로 받는 것이었다. 우연한 것인지 모르지만 종탑 입구와 성당 입구가 분리되어 있었다.
종탑에 올라 남으로 보이는 항구와 북쪽으로 보이는 도시 그리고 그 뒤의 산맥, 참으로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광장 서쪽으로 Jupiter 사원이 있다. 5세기경에 이집트로 부터 스핑크스 모양의 상을 들고 왔는데 현재는 그 머리만 없이 있다. 내부에는 석상만 덩그라니 있다.

광장에서 지하 및 지상으로 나누어서 갈 수 있는데 지상으로 가니 원형 홀이 나타난다. 현재는 홀에 지붕이 없는데 예전에는 지붕이 있었고 그 중간에 유리장식이 있어 바닥에 그 빛깔이 비쳤다고 한다. 지금은 그 홀에서 아마추어 가수 4명이 아카펠라 노래를 부르는데 소리가 울려서 그런지 각각의 소리가 잘 어울린다. 다시 지하길로 내려가서 마지막 부분에 궁전 보존 부분을 보려고 하다가 여기만은 돈갑어치를 하지 않을 것 같아서 보지 않았다.

남쪽 문을 나와서 바닷가 옆에 벤치에 앉아서 조금 쉬었다. 이제는 조금 지치는 것 같았다. 앉았다가 일어나기가 참 귀찮아 졌다.

다시 차로 와서 스플리트를 떠났다. 오늘의 최종 도착지인 모스타르를 향했다.

# OmiŠ, Omis

해안 도로를 따라 남으로 향했다.

중간에 도시 하나를 들렀는데 Omis라는 도시이다. 도시라긴 보다는 조그마한 항구 마을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해안선을 따라 내려가다가 보면 우측으로는 바다요 좌측으로는 산맥인데 여기에는 강하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그 산맥이 강으로 인해 끊겨진 곳이다. 해안쪽에서 바라봐도 멋지지만 조금 더 산으로 올라가서 보면 더욱 대비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멋있다.

오늘의 크로아티아 일정중 우리가 들을 도시는 모두 들렀다. 그래서 Imotski라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경에 인접한 도시로 달렸다. 그 경로가 해안선 도로를 따라 가다가 Brela라는 도시에 못 미쳐 산맥을 넘어 고원 지대 도시로 계속 가야만 하는 경로이다. Brela 가기 전에 좌측으로 고갯길로 들기 전에 해안선에 약간의 주차공간이 있는 공터에 세웠다. 간간히 해안 도로 옆에 이런 공터가 있는데 반드시 여기서는 쉬어야 한다. 국도 개념이다 보니 휴게소도 없을 뿐더러, 운전중 쉬어 갈 수 있는 곳이고 또한 여기서 뛰어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풍경을 뒤로 산으로 계속 달렸다. Imotski를 지나니 도로가 왕복 2차선도 안될만큼 좁은 도로로 길이 줄어들며 중앙선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국경 지나기 전에 어느 정도 기름을 넣었다. 보스니아가 모든 물가가 싸기 때문에 약 20리터만 넣었다. 한참을 달리다가 앞차가 선다. 우리도 따라 서니 국경사무소 아닌가. 크로아티아 국경 사무소는 지났고, 보스니아 측 국경 사무소에 여권을 보여 줬다. 그러니 꼬레아 리뻐블릭 하더니 다른 동료 보고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국경을 못넘나 순간 걱정되었다. 그러니 여권을 건네 주는 것이 아닌가. 점심 시간 넘어 오후 시간대가 되어 이정표 하나만 보고 열심히 달렸다. 네비게이션도 더이상 보스니아 지도는 보여주지 않는다. 여기 보스니아로 넘어와도 크로아티아랑 큰 차이가 없다. 주홍색 기와집은 계속 있고, 도로 포장 상태가 조금 차이가 못하고 도로 표지만 바탕이 노란색으로 바뀐 것 말고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차마다 붙여진 나라 이름 스티커 "BiH"가 눈에 띄게 많아 진다. 

# Mostar, Bosnia & Herzegovina

마침내 Mostar에 왔다. 오후 4시 넘어 도착했다. 여기도 돈독오른 것은 마찬가지 였다. 아무 공터에나 사람 앉혀 두고 주차비를 열심히 받았다. 우리는 또 그거 피해서 주차를 했다. 다만 조금 멀긴 하지만..

모스타르의 제일 관광지인 Stari Most에 찾아 가는 중 유로화를 그 쪽 돈인 마르카로 하였다. 1유로에 1.85마르카로 바꿔 주었다. 그런데 Stari Most 주변으로 가니 그냥 유로화를 받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2마르카=1유로로 계산하여서 말이다. 혹시 이 글 읽고 여행 계획중이시라면 보스니아에서는 그냥 유로로 쓰시길 바란다.

Stari Most 가는 길 중 제일 초입에 있는 민박집에 갔다. 초인종을 누르니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주인집 아들이 나와서 맞이 한다. 방이 있냐고 하니 당연히 있단다. 침대 2개 있는 방에 조용한 곳으로 하여 35유로에 흥정을 했다. 에어콘도 있고, 텔레비전도 있는데다가 욕실도 딸린 방이었다.

모스타르, 처음에 갈 때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왔다. 그러나 도착하고 도시의 분위기 및 여행 안내서를 읽고 난 후 다른 관광지와는 느낌이 다르게 다가 왔다.


버려진 땅의 피어나는 진달래 !


모스타르의 분위기는 내전으로 시내 곳곳의 건물이 파괴가 되어 건물안에는 붕괴의 위험이 있으니 들어가지 마라는 푯말도 세울 정도로 스산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스타리 모스트 주위를 시작으로 상당히 재건된 이미지를 보여 주고 있었다. 비록 관광지 주변이긴 하지만 상당히 재건된 모습이다.
스타리 모스트에 대해 잠시 이야기 하자면, 유고슬라비아 내전은 보통 세르비아계와 비세르비아계의 내전이었다. 비세르비아계인 터키와 크로아티아가 싸우게 된 것은 크로아티아가 해안의 관광지로 올린 수입으로 독립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세르비아계에서 터키로 지원을 하게 되어 내전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전 평화롭게 서로가 이웃인 상대로 총을 겨누고 싸웠던 것이다. 그러면서 서로간의 소통의 상징적 의미로 있던 stari most를 1993년 파괴하였고, 이후 UNESCO의 지원으로 네레트바 강의 떨어져 있던 돌을 다 수거하여 다시 지은 다리이다. 그래서 Stari Mot에 가면 1993년을 기억하자는 주춧돌 하나가 있다. 현재는 모스타르를 알리는 명소가 되었고, 조용한 도시이지만 관광객을 끌이는 중요한 자원으로 되었다.

day4_05.jpg
Don't forget '93

day4_04.jpg
스타리 모스트 동편, 터키인 지구의 폐허된 건물

네레트바강을 경계로 서쪽에는 크로아티아인 지구, 동측은 터키 지구로 나누어져 있다. 크로아티아인 지구는 깔끔하게 정돈된 건물이 들어서 있고 또한 그 옆 높은 산 위에는 크로아티아에서 보던 십자가도 있어 밤이면 하늘에 떠 있는 십자가로 보인다. 또한 동측의 터키 지구에는 지금도 일정한 시간이면 기도를 드리는 노래가 들린다.

역사가가 평하기를 카톨릭과 이슬람교과 이렇게 평화롭게 공존하는 도시는 모스타르 밖에 없다고 평하였는데 단순히 몇 시간있었지만 내전만 없다면 참으로 평온한 도시인 것은 바로 느낄 수가 있었다.

비교적 관광객 수는 적어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다. 그중 가장큰 Most에서 바라보는 스타리 모스트는 최고의 풍경을 보여 주고 있다. 모스트 탑에 올라 바라본 풍경도 참 정돈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아시다 시피 필름 카메라를 쓰고 있는데, 모스크 첨탑에서 렌즈 및 필름 교환한다고 생각하고는 무심코 필름을 감지 않고 열어 버렸다. 이미 해는 거의 넘어가 낮은 색온도를 보여 주고 있고,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다양한 각도로 찍은 스타리 모스트 사진은 모두 날아가 버렸다. 또한 친구는 초광각의 렌즈로 찍는 상태여서 준 망원으로 찍은 사진이 없어 지게 되었다. 그래도 다시 새 필름을 장착하여 열심히 찍어 어느 정도 필름을 날린 것에 대한 정신적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다.

사진을 찍고는 해가 슬슬 넘어가고 있었다. 친구가 갖고 온 단 몇장의 모스타르 안내서를 보고 가장 우리 입맛에 맞는 음식점인 케밥집을 찾아 갔다. 케밥이라면 샌드위치 처럼 다 만들어 주는 줄 알았는데 단순히 각각 재료만 요리하여 나왔다. 빵과 고기, 야채 등 다 따로 나와 반찬처럼 따로 다 먹었다. 또한 가져온 고추장으로 양념하여서. 확실한 것은 크로아티아 보다 최소 1/2내지 1/3의 저렴한 가격이라 풍성하게 먹었다.

day4_06.jpg
케밥집 입구, 자그마 하지만 참신한 메뉴,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게 먹어다.

먹고 슬슬 걸어 나와 다시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오는 길에 참 맛있어 보이는 삶은 옥수수가 있어 사 먹었다.

day4_07.jpg
삶은 옥수수, 따로 양념하지는 않은 것 같으나, 건진후 뿌려주는 소금으로 집에서 먹던 옥수수 생각 나게 했다.

숙소로 돌아와 차에 있더 물과 음식을 갖고와 냉장고에 넣고는 친구와 나 그냥 침대에 뻗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