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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Day 3, 2008
  • 이종목
  • 2008.11.07 14:41:28
  • 조회 수: 3588
# 크로아티아 Day 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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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베닉 항구에서 바라본 구시가, St. Jacques 성당, 시베닉 성


# Šibenik (Sibenik)
본격적으로 여행을 하고 첫날 정해지지 않은 숙소에서 잠을 자서 그런지 새벽 4시가 되니 잠에서 깨어버렸다. 아직 동은 트지 않은 새벽하늘을 바라보았다. 순간 다른 나라에서 느끼는 훌쩍한 마음이 떠올랐다. "왜 이 나라 땅까지 와서 고생할까?" 그냥 휴가로 여행을 온 것인데 이런 생각이 들다니...

이내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씻고 옆에 친구를 깨우니 새벽 5시다. 친구 씻는 것 기다리고 새벽녘 사진이나 찍을까 해서 아침에 열리는 시장에 갔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문 열린 상점이 있어도 팔지도 않고, 청과물 시장에 과일 팔러온 할머니한테 서양배, 오렌지, 포도를 샀다. 그리고 항상 외국에서 무언가를 먹어야 할 때 메뉴를 못 고른다면 항상 다른 사람이 먹는 것 쳐다보고 찾아간다. 이번에도 보니 참 맛있어 보이는 빵이 있어 그 빵 파는 곳으로 갔다. 비싼 것은 맛이 어느 정도 있고 참 맛이 있는 것도 있지만, 싼 것은 대개 맛없다는 것을 중국에서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비싼 빵을 샀다. 역시 기대에 저버리지 않았다. 이리 저리 구경하고 다시 숙소로 오려는데 조그마한 상점에서 음료수, 잡지 등을 팔기 시작한다. 의외로 생수 가격이 중간이어서 2병 사고, Prepaid SIM card에 대해 물으니 거의 우리나라 공중전화카드 팔듯이 건네 준다.  100 쿠나 짜리 카드다.

숙소로 오는 길에 이뻐보이는 교회앞에서 빵하고 음료수를 먹었다. 가만히 생각하니, 새벽녘의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빵과 음료수로 밖에서 식사를 때우니 거지생활이 따로 없었다. 숙소로 돌아와 iPhone을 꺼내어 SIM card를 삽입하고 PIN을 입력하였다. 그러니 바로 T-mobile이 뜨고 국제전화접속번호를 가이드북에서 찾아 집에 전화를 거니 바로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설마설마하고 해간 Unlock이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 친구도 집에 연락하고, 아는 형들에게도 통화를 했다. 또한 중요한 것, 두브로브니크 숙소에 전화를 해서 re-confirm을 했다. 시장에서 샀던 과일을 깎아 먹고 집을 싸고 숙소를 떠났다. 할머니에게 빠이빠이를 하고..

크로아티아가 항구도시로 유명한 것은 항구 앞에 위치한 작고 큰 섬들이다. 이 지형으로 태풍이 불어도 파도가 크게 일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시베닉은 그 지형상 자연적으로 방파제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항구도시로는 더더욱 좋은 조건이다. 집을 주차장에 세워둔 차에다가 모두 집어 넣었다. 베이징 올림픽 때문인지 우리에게 젋은 사람들이 "뻬킹", "베이징" 이라고 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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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적인 지형이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 시베닉

항구를 따라 쭈욱 따라 갔다. St. James (Katedrala Sveti Jakova) 성당이 나타난다. 이 성당의 특징은 15세기 시민들의 다양한 얼굴상이 입구 주변으로 해서 조각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100나한상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크로아티아는 대부분이 산악지형이라 어느도시든지 높은 곳이 있다. 여기 시베닉도 마찬가지라 St. Anna Fortress에 올랐다. 오르는 길에서 시베닉 구시가 및 St. James성당, 항구를 바라보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시베닉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인 Primosten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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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edrala Sveti Jakova
St. James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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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입구에 지을 당시 여러 시민들의 표정이 조각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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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ress ANA에서 바라본 시베닉 구시가 및 항구


# PrimoŠten (Primosten)
Primosten은 처음 일정에 넣어둔 곳은 아니나 추후에 정보를 찾다가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름다운 곳이라서 포함시켰다. 꼭 물방울이 떨어져만 나올듯한 지형을 하고 있다. 가이드북에 봐도 이전 따로 떨어진 섬을 이은 내용은 없는 것으로 봤을 때 원래 이렇게 생긴 지형이 아닐까 생각했다. 시베닉에서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고는 충분히 잘 찾으면 무료주차할 수 있는 곳이 있을 것 같아 조금 두르니 역시나 찾았다. 물론 조금 걸어야 하는 것은 감수를 하여야 하지만...


Primo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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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후에 프리모스텐까지 가는 길에 마주친 자작 자동차

주차한 곳으로 부터 프리모스텐으로 가는 길에서 보는 해변과 어울린 프리모스텐은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운 곳이었다. 여기서 드는 생각이 이곳 해변 바로 옆에 있는 민박을 이틀 내지 사흘 잡고 그냥 해수욕만 즐기는 것도 참 좋겠다는 것이었다. 프리모스텐입구에 들어가려는데 아주 익숙한 차들이 있었다. 현대 싼타페, 기아 쏘렌토, 쌍용 무쏘. 우리가 작은차를 빌려서 그런지 여기서 보는 우리나라차가 아주 고급스럽게 보였다. 안에서는 딱히 뛰어난 건물도, 뛰어난 음식점도 없었지만 그 작은 집들 하나하나가 지형과 어우러져 보여주는 풍경은 참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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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사의 대표적인 SUV가 주차되어 있는 풍경

여기서 리조또를 점심으로 먹었는데, 이게 쌀로 나오는 유일한 음식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먹던 리조또와는 달라서, 생쌀을 오븐에 넣어서 나오는데 이게 겉은 익었지만 속은 익지 않은 밥이었다. 그래도 맛있게 한그릇 비웠다.

# Trögir (Trogir)
Trogir는 육지와 섬을 이어주는 사이에 끼인 섬이다. 20분이면 섬 전체를 한바퀴 걸어서 다닐 수 있을 만큼 작은 섬이어서 구경하기는 좋다. 그러나 주차하기에는 좋지 않아 트로기르 건너편에 있는 섬에다가 주차를 하였다. 그런데 여기가 정신병자를 위한 폐쇄병원이어서 그런지, 쇠창살 담 넘어 담배를 달라고 난리다. 트로기르는 관광지로 구색을 갖추고 있으나, 여기 이 섬은 그냥 전형적인 촌 모습을 보여준다. 

트로기르 섬 동쪽에 성당이 하나 있는데, 15세기의 로마네스크,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트로기르에서 본 성당은 작지만 그 의미는 큰 성당이다. 성당 입구 좌우측에 남녀상이 각각 있는데, 크로아티아에서 최초 나체상이라고 한다. 성당 첨탑은 3층으로 되어 있는데 각 층마다 다른 양식의 건축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각 층마다 다른 양식을 보여주는 성당

여행 때 우리의 신조중에 하나가 다시 못온다는 생각에 돈 내고 볼 수 있는 것은 모두보자는 것이다. 여기서도 돈 내고 성당 다 둘러 보고 첨탑까지 올라갔다. 첨탑 밖은 아름다워 보일지 몰라도 안에는 올라가는 계단이 철제 계단으로 롤러코스터보다 더 겁나게 되어 있고, 또한 새 똥은 얼마나 많은지... 그렇지만, 겨우 첨탑끝에 도착하여 보는 풍경은 조용한 관광지임을 밝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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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기르 성당의 종탑 꼭대기에서 아래로 바라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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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기르에 있는 Fortress에서 본 풍경

여기 트로기르에서도 Kerum이 있어 이것 저것 음료수 사서 오늘의 마지막 도시 Split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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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아주 돈 값을 한 Destinator라는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이다. 작년 체코에서와 같은 사고를 막고자..


# Split
Split는 중부 달마시안 지방에서 가장 큰 항구도시이다. 여기 밑으로 가면 그 만큼 도시가 크게 발전할 만한 땅도 부족하고, 개인적인 생각에 도시 앞부분에 섬이 많이 없어 항구로서의 기능을 할 만한 가치도 떨어지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 스플리트에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또 찾아간 곳은 버스 터미널이었다. 여기 스플리트에서 버스 터미날, 기차역, 항구가 거의 한군데 모여 있다. 그래서 삐끼 찾기도 쉬웠다.

저녁 7시 넘어서 도착하여 버스 터미널에 친구한테 삐끼 찾아보라고 하고, 나는 다른 곳에 잠시 주차하였다. 주차 끝내고 친구가 와서 도대체 삐끼가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왜 없을까 하고는 버스 터미널 정문쪽으로 가려는데 60이 넘어 보이는 할머니가 와서 전단지 보여 주면서 SOBE, SOBE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도 보여 주면서 여기와 가깝냐, 머냐 이렇게 이야기 하다가 방값은 얼마냐 이야기하는 중에 방값이 1인당 200쿠나 (약 30유로)라고 하는 것이다. 말이 통하지 않아 흥정이 될 것 같지가 않아 다시 차에 계산기를 가지러 갔다. 다시 돌아오니 1인당 100쿠나로 흥정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친구가 말하기를 내가 차에 간 것이 그냥 흥정하지 않고 가는 건줄 알고 바로 100쿠나로 해주는 것이라고 하였다. 주차도 되냐고 물어보니 된다고 하여 할머니와 함께 차를 타고 할머니 집으로 갔다. 이번에는 독채가 아닌 방 한칸을 내어 주었다. 아주 깔끔한 사람이라면 좀 싫어할 수 있겠으나 나와 내 친구는 별로 이런 것을 따지지 않기 때문에 그냥 잤다.

그래도 할머니가 정이 있어서 집에 오자마자 시원한 음료수에 얼음 띄워서 내어 주었다. 덥다고 샤워하라고 하고, 가족으로 아들과 딸이 있었는데 모두 소개해 주었다. 저녁으로 신라면 2개를 또 끓여 먹었는데, 동양인이라 숟가락이 필요한 줄 알고, 큰 나무스푼(거의 고추장 뜨는) 2개를 내어주고, 접시보다는 그릇(Bowl에 더 가까운)을 내어 주었다. 그리고 가능하면 초인종 누르기가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하니 할머니가 쓰시는 열쇠꾸러미를 아예 우리에게 주었다. 저녁을 이렇게 먹고 나서 차를 타고 스플리트 구시가, 즉 디오클레티아누스 성에 갔다. 

해변가에 있는 성인데 해안으로는 잘 정돈된 보도블럭에 노천카페가 500미터 이상 있고, 많은 관광객이 있어 여름날의 휴가 기분을 한껏 북돋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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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리트,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내일 구경할 곳은 남겨두고 다시 숙소로 와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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